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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신치료 국제학회 참석 (한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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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81회 작성일 04-08-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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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십니까 환자 스스로 욕심 버리게 하는 정신치료법

[한겨레 2004-08-24 17:08]



[한겨레] ■ ‘도 정신치료’ 국제포럼
대대로 전해 오는 우리나라의 정신수양법이 서양의학의 정신분석학보다 우리나라 사람의 정신치료에 더 적합할까? 현재까지 서양의학에서는 정신분석 및 치료는 프로이트나 융의 정신분석학 이론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흐름이 중심이다.
지난 30여 년간 연구 및 진료 활동을 해 온 한국정신치료학회는 서양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포괄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사상과 종교를 중심으로 한 ‘도(道) 정신치료’가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동식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100여명의 정신과 전문의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정신치료학회는 지난 21~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도 정신치료와 서양정신치료 국제포럼’을 열었다.

이동식 명예회장은 이날 도정신치료를 “언 땅에서 떨고 있는 환자에게 봄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비유하고, “도정신치료를 위해서는 치료자인 의사가 자신을 마음을 먼저 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명예회장은 또 “도정신치료는 치료자의 도움으로 환자 스스로 도를 통해 자신의 욕심을 버리면서 수양하는 것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도정신치료에서는 ‘핵심감정’을 강조한다. 핵심감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아는 말로 하면 ‘화’와 같은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핵심감정은 또 서양의학 정신분석에서 콤플렉스, 갈등 등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콤플렉스나 갈등 등이 의사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환자의 감정이라면, 핵심감정은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즉 의사의 도움으로 스스로 판단해내는 가장 중요한 갈등요소가 핵심감정인 것이다.

허찬희 한국정신치료학회 이사(밝은신경정신과 의원 원장)는 “환자의 핵심감정은 환자와의 공감을 통해서만 느껴지는 것이어서 언어로서 전달하고 전달 받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주관적인 감정을 정신과 의사에게 전달하기도 어렵고, 의사가 객관적으로 판단해 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도정신치료에서 의사는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고, 그 속에서 핵심감정을 스스로 찾아내 해결 방법을 찾게 도와 준다. 해결 방법에 있어서의 핵심은 바로 욕심을 버리는 수양인 것이다. 이 명예회장은 “결국 정신 질환은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며 “욕심을 버리는 수양이 참된 해결의 방법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의사의 도움 없이 흔히 종교나 요가 같은 것을 하면서 수행하면 되지 않을까? 허 이사는 “정신 질환이 생겼다면 환자 혼자 수행을 한다 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서양의 정신분석 치료와 마찬가지로 의사가 환자와 공감하는 정신분석 과정을 통해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절의 벽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우도’는 도정신치료의 과정에 잘 들어맞는다고 한다. 심우도는 소를 찾아 나서, 소를 보고,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결국 소도 사람도 다 잊어버리고, 중생을 계도하는 내용이다.



허 찬희 이사는 “도정신치료에서는 소는 감정의 핵심감정으로 볼 수 있다”며 “환자는 도정신치료를 통해 문제를 일으키는 이 핵심감정, 즉 앙금을 찾고, 소의 고삐를 쥐듯 그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며, 결국 소를 잊어버리듯 이를 잊어버리면서 해결점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명예회장은 “도정신치료가 우리나라 사상과 수양을 강조한다고 해도 엄연히 정신과학의 하나다”며 “서양의학에서 개발되어 흔히 쓰이고 있는 정신질환 약물도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처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정신치료는 아직 정신의학계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 이번에 포럼에 참석한 에릭 크레이그 미국 인간주의 심리학회 전 회장이나 알란 타스만 미국정신의학회 전 회장 등도 “포럼을 통해 새로운 정신치료의 세계를 봤다”며 “핵심감정, 심우도의 개념에 대해 더 연구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평가는 비슷하다. 정신분석의 석학으로 꼽히는 조두영 전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도 “이동식 명예회장이 우리 식의 정신치료 방법으로 정신과학 분야에 공헌한 바는 큰 것으로 인정 받고 있다”며 “다만 정신과학회 안에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아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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